국립보건연구원, 비타민D의 근감소증 예방 기전 첫 규명
노년기에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보충하면 운동했을 때와 유사하게 근 감소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 연구팀은 노인의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법으로 근감소증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근력, 근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으로, 활동장애 및 당뇨병, 대사질환 등 노인성 질환을 유발해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은 노화에 따른 항상성 감소로 인해 체내 대사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워 만성질환에 더욱 취약한 만큼 근감소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근감소증을 질병으로 분류해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우리나라에서도 2021년 정식 질병으로 분류했지만 아직 직접적인 치료제는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우선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근육 호르몬인 마이오카인(myokine)이 분비돼 근육 기능을 조절하는 점에 주목했다. 마이오카인은 근육에서 생성돼 혈액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을 지칭하는 용어로 근 기능 향상뿐 아니라 뇌, 간, 지방 등에서의 대사조절 및 염증 완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이 3개월과 18개월 된 노령 쥐에서 4개월간 비타민D(2만IU/㎏)를 투여한 결과, 대조군인 노령 쥐는 혈중 비타민D 수치가 현저히 낮았고 근감소증이 나타난 반면, 비타민D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노령 쥐는 근육량과 근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나이가 들수록 마이오카인 중에서 아펠린(Apelin)과 그 수용체의 양이 급격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아펠린은 77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뤄진 펩타이드로 G-단백질 결합 수용체인 APJ와 결합해 근 기능 및 근육 재생을 향상시킨다. 또 비타민D(2만IU/㎏)를 보충한 결과 아펠린의 혈중 농도 및 그 수용체 발현 증가로 인해 근육 기능이 개선된다는 사실과 함께 근 기능이 운동을 할 때와 유사한 수준으로 개선되는 사실도 밝혀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비타민D가 근육 호르몬 아펠린과 그 수용체의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해 근 감소 예방과 개선에 영향을 주는 것을 처음으로 밝힘으로써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근감소증에 대한 비타민D 예방 효과 기전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노인에게서 운동효과와 유사하게 비타민D 섭취를 통한 근감소증 예방과 그 기전을 직접적으로 밝힌 의미 있는 연구"라면서 "충분한 비타민D 섭취로 근감소증 발생 예방을 통해 건강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라이프사이언스(Life Sciences)' 온라인에도 게재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 출처 : 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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