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추가 관세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조만간 꺼낼 상호관세 카드가 우리나라 기업들 사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은 FTA(자유무역협정)로 대미 관세가 대부분 폐지된 상태지만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어서다. 보편관세 이행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호관세의 대상국이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호 관세란 양국 제품에 서로 똑같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즉, 특정 제품의 교역에서 미국이 수입할 때 적용하는 관세보다, 상대국이 미국산을 수입할 더 많은 관세를 매길 경우 양국 간 차이만큼 추가로 부과하는 일종의 보복적인 관세를 뜻한다.
예컨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다음 무역 전쟁의 ‘타깃’으로 지목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경우 미국산 자동차 수입에 10%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은 EU산을 포함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의 기본관세를 매긴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EU산 자동차 수입에 7.5%의 상호 관세를 추가 부과함으로써 EU와 관세율을 같은 수준으로 맞출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이나 12일에 상호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며 상호관세는 거의 즉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어 대부분 품목에 ‘상호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2022년 3월 발간된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에 따르면 당시 품목 수 기준으로 한미 양국 모두 98% 이상의 상대국 상품에 대해 관세 철폐를 완료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무시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록 한 달간 유예한 상황이지만, 한국도 언제든지 관세 부과 리스트에 호함될 수 있다. 국내 산업계에서 안심하지 못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전인 2023년 6월에도 상호 무역 조치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면서 “인도·중국이나 다른 어떠한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100%나 200% 관세를 때릴 경우 우리도 정확히 같은 관세로 그들을 때려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에게 부과하면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한다”면서 “눈에는 눈, 관세에는 관세”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세계 관세 한파 속 한국 무역 영향 ‘촉각’
전문가들은 상호관세의 구체적 내용과 대상은 지켜봐야겠지만, 미국이 자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한국 등 주요 교역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는 9184억 달러(한화 약 1338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감세 등 세수 부족 문제까지 관세로 메꾸겠다는 트럼프 행정부 2기다보니 상호관세 카드마저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한국과의 대미 무역수지 적자 폭은 660억달러(약 96조원)로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등에 이어 9위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수출기업은 상호관세 부과 가능성과 이에 따른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약 상호관세를 특정 품목에 부과할 경우 대미 흑자가 두드러지는 제품이 타깃이 될 수 있어서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 가스, 의약품 등에 대한 보편 관세 차원의 별도 관세 부과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 대미 수출을 하는 한국 철강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나온 관세 조치는 예고편에 불과하다”며 “비록 우리나라가 트럼프의 1차 표적은 피했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 의지가 워낙 확고해, 제조업 중심의 수출국으로서 관세 한파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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