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 두고
처음으로 입장 표명 "보유 못해"
앞으로 트럼프와 대립각 세울 듯
가상화폐와 관련株 일제히 약세
비트코인, 전날 고점 比 7% 하락
'빚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9% 급락
"우리는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없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내년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는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와 관련해 선을 그었다.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중앙은행 수장이 협력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는 급락했다. 향후 파월 의장과 트럼프 당선인이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 추진을 두고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축 불가' 선그은 파월
파월 의장이 Fed의 비트코인 보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였다. 그는 "우리는 비트코인 보유가 허용되지 않는다"며 Fed 차원에서 대량의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움직임에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또한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법 개정 등과 관련해서도 "의회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며 "Fed는 법 개정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파월 의장이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부터 비트코인을 금·원유처럼 미국이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약해 왔는데, 이에 찬물을 퍼부은 것이다. 비트코인은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재무부 차원에서도 비축할 수 있지만, 통화 정책과 조화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중앙은행의 관여가 불가피하다.
다만 이날 파월 의장이 비트코인 비축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발언 가능한 상식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간 전문가들은 높은 가격변동성 등을 이유로 중앙은행의 비트코인 비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해 왔다. 기존 외환보유고의 외화, 금을 팔아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데 큰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전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비축해 온 엘살바도르의 경우 과거 비트코인 급락으로 인해 무디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이 '매우 높은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aa1'으로 강등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비축을 위해 화폐를 발행, 매입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 칼럼에서 이러한 문제를 짚으며 "비트코인 비축은 미국인들에게 나쁜 딜(거래)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급락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급락했다. 내년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예고한 새 점도표 공개에 이어, 파월 의장의 '비축 불가' 발언까지 더해지며 하방 압력이 커진 탓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19일 오전 8시30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85% 하락한 10만865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10만8300달러대와 비교하면 약 7%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5.77% 내린 3658달러, 리플은 9.03% 급락한 2.36달러에 거래됐다. '밈코인' 도지코인과 시바이누는 각각 8.88%, 7.67% 떨어졌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의 조정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빚투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9.52% 하락했다. 채굴 기업 라이엇블록체인(-14.46%), 마라톤디지털홀딩스(-12.15%), 거래소 코인베이스(-10.20%)도 급락 마감했다.
파월 vs 트럼프…추진 과정에서 대립하나
일각에서는 앞으로 트럼프 당선인이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 정책 추진을 두고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집권 1기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파월 의장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명해 왔다. 가상화폐 중개업체 팔콘엑스의 데이비드 라완트 리서치 책임자는 "대개 거시경제적 요인이 가상화폐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새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향후 몇 달간은 업계 자체의 요인들이 시장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 출처 : 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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